예술가와 트렌드 리더들이 그들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다
― 미적 감각을 타고난 화가, 디자이너, 큐레이터, 작가, 사진작가, 세트 디자이너,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는 과연 집을 어떻게 꾸며 놓았을까? 관습과 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창조한 그들의 스튜디오, 아파트, 집을 공개한다.
나만의 튀는 인테리어, 어떻게 해야 할까?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저서 <행복의 건축>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어떤 나를 소망하는가를 대변하는 것이 인테리어라고 했다. 우리는 누구나 욕실 리모델링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한동안 미니멀리즘이 대세였고, 완성된 가구는 저렴한 가격에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 그러니 누구나 손쉽게 집을 꾸밀 수 있었다. 창조적인 상상력이 부족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규격화된 공간에 패키지 가구를 배치하는 편하고 무난한 선택을 했다. 특히 우리나라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호수를 확인하지 않고는 남의 집과 내 집을 혼동할 정도로 인테리어는 천편일률적이다. 똑같은 구조에 비슷한 가구를 배치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이제 그러한 단조로운 공간은 현실 안주의 이미지를 전달하며 고루하고 구태의연한 느낌이 들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나만의 톡톡 튀는 인테리어를 할 수 있을까?
대안은 예술가의 집이다
예술가들의 집에는 꽃병과 액자 대신 포스트모던 팝 컬렉션, 빈티지 정크, 토이 컬렉션, 언더그라운드 아트, 이상한 소품 등 집에서 만든 물건들로 가득하다.
런던에 사는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 줄리 버호벤, 마하리시 창립자인 하디 블레히먼, 파리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파피, 베를린의 독특한 예술가 제이보와 루치오 아우리, 바르셀로나 영화감독 로저 구알과 도쿄의 컬트 사진작가 야수마사 요네하라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 아야 타카노의 집에 가보자. 이들이 생활하고 작업하는 공간에서 오늘날의 아방가르드에 대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예술가의 집은 그들의 창작 과정을 드러낸다. 그들의 집은 그들의 머릿속처럼 약간 정신없고 기묘하지만 독창적이고 즉흥적이다. 포스트모던한 온갖 수집품, 누가 쓰다가 버린 빈티지한 물건, 기묘한 오브제, 언더그라운드 예술작품, 핸드메이드 소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이들의 솔직하고 개성적인 인테리어를 보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나와는 다른 일을 하며 사는 창의적인 사람을 보며 우리는 현대사회의 부와 명성에 대한 집착에서 한 걸음 벗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크리에이티브한 사람, 자신만의 감수성을 마음껏 발휘하는 이들은 어떤 인테리어 미학을 추구할까? 베를린, 바르셀로나, 뉴욕, 파리, 런던, 도쿄 등 세계 각지에 있는 집 30곳을 소개한다.
이 책을 적극 활용하라
이 책에서 세계 여러 도시의 숨결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베를린을 베를린으로 만드는 그 미묘한 도시의 뉘앙스, 도쿄를 도쿄답게 만드는 특유의 분위기, 이것이 이 책과 이 집들의 테마라고도 할 수 있다. 그들의 컬렉션과 디스플레이를 개인이 아닌 사회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벼룩시장에서 주워온 듯한 낡고 묘한 페티시풍의 수집품을 보면서 다른 나라로 여행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집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 공간들이 자본주의의 이상인 부유함을 자랑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집은 모두 직접 만든 것으로 채워진 집, 즉 돈이 가장 적게 든 집이다. 이런 공간은 현대 서구사회가 물질주의적인 삶만으로 가득 채워져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주류 사회의 획일적인 소비 형태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에게서 정치적인 자유도 엿보인다.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는데 왜 기성품을 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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